‘잠실 봉쇄’에…펜싱 오상욱 ‘남의 칼’ 들고 뉴델리행

2024년 7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오상욱이 경기 중 땀을 닦고 있다. 국민일보DB
오상욱(대전시청)과 송세라(부산시청), 전하영(서울시청) 등이 포함된 펜싱 대표팀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향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뉴델리에서 열린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과 함께 그랜드슬램 대회로 묶이는 대회다.
대표팀은 출국 전까지도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이 평소 사용하던 펜싱 칼과 재킷, 펜싱화 등 개인 장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대한펜싱협회 사무실 등에 보관돼 있었지만 경기장 출입이 제한되면서 이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우영 남자 펜싱 대표팀 코치는 “개인 장비와 새 장비들이 경기장 안에 있는데 출입이 막혀 선수들이 직접 장비를 구해 조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의 장비를 급히 빌려 대회 준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핸드볼경기장은 6·3 지방선거 개표소로 사용된 곳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출입이 제한됐고, 이곳에 입주한 체육 단체들의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펜싱협회를 비롯해 대한핸드볼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당구연맹,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등 9개 종목 단체가 사무실을 두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전날 시위로 인해 입주 단체들의 행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밝혔다. 장비 반출은 물론 참가비 송금, 국제대회 관련 업무, 지도자 보수 지급, 세금 납부 등 기본 업무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펜싱 대표팀도 이번 대회 참가비 납부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협회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송금 업무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체육계에서는 시위 장기화로 국제대회 준비와 선수 지원 업무가 멈춰서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역시 100일도 남지 않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관련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